누군가 내게 왜 시를 쓰느냐고 물었다.
내가 왜 시를 쓰냐?
한번도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지 못 했던 "쓰는 이유"에 대해
순간 황당한 전률이 가슴을 통해서 머리끝까지 쏘아졌다.
그리고 속수무책으로 쏟아진 答辯.
"내게 있어선 <시>란 생활속에 숨겨진 내 '끼'의 발산이고
인종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 한 나의 감정의 돌파구다.
남편이라도 나의 이 성역을 침범하지 못 한다.
오직 하나님만이 거기 계실뿐.
하니
쓰기 위 해 쓰는것이 아니라
뿜어져 흐르는것을 종이위에 채워담고 있는 중이라면
어느정도 표현이 될는지...
그리고 그 채워진 핏물 같은거 날 밤을 지새며
끌어안고 살고 있다고."
이러니
거두어 드리는것은 속이 들 찬 열매나 알맹이 없는
쭉쟁이 같은거 쌓아놓을 때가 허다하고 실속 없는 헛 손질만 할 때 많아
부끄럽지만
이렇게 부족한 나 됨 조차 따지지 않고 용납하시는
그분께 오직 감사 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