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8.22 23:29
「인류학자들이 다른 문화를 주된 연구 대상으로 삼은 것은 다른 문화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자기 얼굴을 스스로 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거울이라는 매체를 사용해야만 자기 얼굴을 볼 수 있게 된다. 물 속에 사는 물고기가 물에 너무 익숙해서 물의 존재를 잊고 있듯이 사람들도 자기 문화에 너무 익숙해 있기 때문에 그 존재와 의미를 잊고 살아가기 쉽다. 그러나 다른 문화 속으로 들어가면 그 문화는 자기에게 낯선 것이기 때문에 문화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문화의 상대주의적 시각이나 태도를 갖는 것이 특정 문화를 올바로 이해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가를 자연스럽게 깨닫게 해준다.」
‘낯선 곳에서 나를 만나다’ 즉 ‘다른 문화 속에서 나를 발견한다’는 본서는 문화인류학이 세계 여러 민족의 문화를 비교 연구함으로써 ‘인간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를 규명하는 학문임을 아주 잘 보여주고 있다. 즉, 세계 여러 문화를 우리 자신의 가치관이나 우열의 척도를 가지고 보지 않고 그 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시각에서 이해하여야 한다는 입장으로서, 세계화 시대에 다양한 문화에 접하는 현대인들에게 인류학에서 발달된 중요한 개념인 ‘문화상대주의’란 개념을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서 세계화 시대에 인류학적 지식은 국력이라고 본서는 또 말하고 있다. 다민족이 어우러져 살아온 미국이나 중국 같은 국가들은 오랫동안 다양한 문화를 갖고 있는 집단과 더불어 사는 노하우를 상당히 축적해 놓고 있어 지금의 시대를 잘 이끌어 나가고 있으나, 반면에 오랜 세월 단일 민족국가를 이루고 살아온 한국인들은 이민족과 사는 방법에 매우 서투름을 지적하고 있다.
한국인으로서의 이런 특별한 문화관을 가진 내가 본서를 통하여 터득한 바대로 나의 비즈니스를 통하여 미국에 와서 살고 있는 다양한 한국 사람들을 매일 만나면서 그들의 삶의 방식과 그들이 처한 어려움들을 “그럴 수 밖에 없었겠구나” 라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훈련을 하고 있다.
“그들은 왜 그럴까?”라고 이상하게 바라보던 것이 “나와는 다른 문화구나”라고 이해하게 된 것이다. 이런 변화야말로 이 책을 통하여 얻게 된 커다란 수확이었다.